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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국수

안녕들 하세요?
혹시 콩국수 좋아하세요?
음, 너무 좋아하신다고요? 좋습니다. 그렇군요.
으응? 아 네, 별로 안 좋아하신다고요. 그럼요, 그러실 수 있죠.
그리고 저쪽에 아까부터 뭘 들고 있는 분이 계신데… 음... 어디 보자~ '콩… 국… 수... 죽…어... 라', 아, 콩국수를 굉장히 싫어하시는 분이로군요. 과연,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옆자리에 계신 콩국수 애호가분과 서로 다투어서는 안 됩니다.
"콩국수 좋아요!" =정상.
"콩국수 싫어요!" =정상.
"콩국수 그딴 걸 왜 먹냐?" =비정상
"나는 콩국수 맛도 모르는 놈 하고는 겸상 안 한다" =비정상.
우리는 항시적으로다가 콩국수에 대한 배타적 의견을 내는 일을 주의하도록 합시다. 우리는 여전히 타자의 콩국수 취향을 시원하게 환대하는 법을 잊지 않고 이 여름을 견디기로 한 사람들이니까요.
저는 생각보다 콩국수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그러니까, 콩국수를 싫어한다기보다는 하루 중에 차가운 면요리를 먹을 기회가 있다면 어... 기왕이면 냉면, 아니면 메밀, 아니면 막국수를 먼저 떠올리고는 하죠.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선택이 새치기를 하다가 저---기 멀리, 한 끄트머리쯤에 콩국수가 자그마하게 위치해 있는 정도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희한한 일입니다.
여름, 그것도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이맘때쯤이 되면 제 안에서, 평소에는 잠잠하던 정체불명의 어떤 콩국수 영혼이 눈을 부릅! 하고 뜹니다. 그리고는 속에서 나지막이 읊조리죠. '콩국수...', '콩국수......' 하고 말입니다. 그 갈망의 정도가 어찌나 간절한지, 한 그릇을 먹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 계절을 무사히 지나갈 수 없을 것만 같달까. 물론 제 뱃속에는 거의 사시사철 거지가 살고 있기 때문에, 콩국수 말고도 여러 가지 것들을 요구하긴 합니다만, 한여름의 콩국수만큼은 그 정도가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거대한 욕망과도 같달까요?
그래서 저는 1년에 딱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콩국수가 아주 간절한 시기가 도래했을 때만 콩국수를 먹는데요. 세상엔 물처럼 흐르는 스타일의 콩국수도 있고, 퍽퍽하고 되직한 스타일의 콩국수도 있지만, 이 중에서 저는 되직한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바닐라크림 빛깔의 걸쭉하고 진득한 국물, 그 안에 두툼하고 쫄깃한 중면을 말고, 오이나 깨와 같은 일체의 고명은 과감하게 배제한, 콩물 본연의 맛을 내는 콩국수를 아주 좋아하죠. 아, 이런 정직한 콩국수를 내어주는 집이라면,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달까...
그나저나, 여기서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찾아옵니다.
콩국수. 설탕파예요, 소금파예요?
아아, 벌써부터 물복이냐 딱복이냐 못지않게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소모적인 논쟁이 곧바로 시작되는데요. 여기서 소금파 분들의 짭짤한 몽둥이찜질을 무릅쓰고서라도 제 쪽에서 먼저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자면, 저는 그야말로 확신의 설탕파.
하지만 무조건 달게만 먹는 것은 아닌데요? 소금도 아주 미세하게 곁들이죠. 물론 이렇게 하면 설탕의 단맛이 더욱더 강조되는, 일종의 솔티드 캐러멜 효과가 납니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그냥 달콤한 캐러멜을 먹는 것과 소금을 살짝 찍은 캐러멜을 먹는 것은 분명히 다른 장르의 단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달게만 먹는 콩국수는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단짠단짠'이라기보다는 '단단단---짠!' 정도의 비율로 설탕은 조금 많이 그리고 소금은 아주 조금만 넣어서 밸런스를 맞추는 쪽을 선호하지요. 이렇게 하면 한 그릇을 다 먹을 때까지 아~ 달달하고 시원~하군.... 어? 약간 짭... 짤? 아, 아니구나. 다시 달달~~ 하고 시원~하군... 어? 뭐지? 조금 짭... 짤? 을 무한히 반복하는 그야말로 신나는 콩국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지요.
아무쪼록 설탕을 넣든, 소금을 넣든, 혹은 둘 다 넣든, 둘 다 넣지 않든, 중요한 건 이맘때쯤에만 즐길 수 있는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의 행복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이나 내일 점심은 콩국수,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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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kim Radio📻 | Playlist**](https://youtube.com/playlist?list=PLKyheCbN7CkU&si=_T5Cs_pEweLniEq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