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g-writing # 펄프논픽션-해변에서 (ツ)_/¯ 눈을 떠보니 해변이었습니다. 왔어요?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일종의 타임슬립 같아요 / 이렇게 갑자기요 혹시 욘킴님도 눈을 감고 해변을 그리고 계셨을까요 / 네 분명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 저는 산책이요 문득 여기로 오고 싶었거든요 / 저도요 그런데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좀 당황스럽더라고요 / 아무도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없네요 건물도 없고 배도 없고요 어쩌면 우리가 아는 해변이 아닌 것 같아요 일종의 다른 차원일지도요 / 어쩌면요 여기 잠깐 있어보세요 어디 가려고요 / 끝이 있는지 보려고요 그러지 마요 소용없어요 왜냐하면 / 있어보세요 (타닥타닥)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버렸잖아 / 말했잖아요 소용없다니까요 오른쪽으로도 가 봤어요? / 왼쪽 오른쪽 다 가봤어요 끝은 없었어요 여기로는요? / 뛰어들게요? 잠깐 있어보세요 / 잠깐 기다려요 (첨벙첨벙)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감기 걸리겠어요 분명히 물속으로 들어갔는데 어떻게 다시 여기로 돌아온 거야 나 나오는 거 봤어요? / 못 봤어요 계속 보고 있었잖아요 / 물에 들어가는 건 봤어요 머리까지 잠겼잖아요 그런데 바로 그다음에 다시 내 옆으로 돌아와 버린 거예요 물에서 나오는 건 못 봤다고요 해봐요 / 뭘요 나처럼 들어가 보라고요 / 아이참 왜 말로 해서는 믿질 않는 건가요 (첨벙첨벙) 진짜잖아 / 이젠 나까지 젖어버렸네 불 있어요? / 없어요 술은 있어요 그거라도 줘 보세요 / 여기요 (벌컥벌컥) 그런 식이면 엄청 빨리 취할 걸요 / 취하려는 거예요 왜죠 / 이 모든 일이 제정신에 벌어졌으니까요 일리가 있잖아 저도 주세요 / 여기요 (벌컥벌컥) 쫄딱 젖은 두 입이 말 또는 술을 삼킬 때마다 나갔다 들어왔다 위태로운 전구처럼 깜빡이는 마음 밀려드는 파도와 함께 엎치락뒤치락 구르고 질주하는 해와 구름과 달과 별 뺨과 머리칼에 엉겨 붙은 모래는 바스락거리고 목마르지 않아요 / 물, 물 (벌컥벌컥) 왜 계속 목이 마르죠 / 그건 바닷물이니까요 그만 마셔요 갈증만 더 심해질 거예요 그래도 마실래요 어차피 마셔도 마시지 않아도 목은 계속 마를 테니까요 / 여기서 나가면 되죠 나가고 싶은가 봐요 / 나갈 수 있다면요 나갈 수 있다면 나갈 건가요 / 네 사실 우리는 나갈 방법을 알고 있어요 / 그게 뭐죠 눈을 질끈 감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자고 다짐하는 거죠 / 제가 먼저 해 볼게요 (질끈) 안되잖아 / 이번엔 제가 해 볼게요 (질끈) 진짜 안되잖아 / 두 사람이 같이 해야 되나 봐요 자 하나 둘 셋 (질끈)(질끈) ? / ? 잘 다짐한 거 맞아요? / 솔직히 말하자면 아뇨 솔직히 저도요 / 그냥 나갈 생각이 없는 거네요 둘 다 그런 것 같죠 / 그런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해변이네요 /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인 거죠 제정신들이 아니네 술 남았어요? / 여기요 (벌컥벌컥) 병이 하나 뿐이라 건배를 못하네요 자요 /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