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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프논픽션-욕조에서(1)
(ツ)_/¯
눈을 떠보니 욕조 안이었습니다.
앗 차거! / 어푸푸 여기가 대체 어디죠?
보면 몰라요 욕조 안이잖아요 / 그걸 누가 몰라서 묻나요 여기가 어디냐고요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일종의 타임슬립 같아요 / 또요
또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 / 지난번에도 타임슬립이었잖아요 해변이요
해변이라뇨 / 해변이라뇨라뇨 기억 안 난다고요
꿈이라도 꾼 거 아녜요 / 그때 같이 있었잖아요 [[해변에서|이전 글]]을 보세요
봐도 전혀 모르겠네요 전 해변에 간 적 없어요 / 그럼 그건 누구란 말인가요
저야 모르죠 아무튼 전 아녜요 / 분명 당신이었는데
온수 좀 틀어주시겠어요 / 이 상황에서 뜨거운 목욕을 즐기겠단 말인가요
안 될 건 없죠 / 될 것도 없죠 게다가 옷 입고 목욕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 그게 제가 벗으려고 시도를 해봤는데 /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니 지금 벗으려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벗으려는 건 맞는데 / 당장 그만둬요
글쎄 아무리 벗으려고 해도 벗어지지가 않아요 자요 봐요
(훌렁훌렁)
아니 왜 똑같은 옷을 겹쳐 입은 건가요 / 그게 아니에요 다시 잘 봐요
(훌렁훌렁)
세 겹이잖아 / 글쎄 겹쳐 입은 게 아니라 옷이 벗어지지 않는 거예요 벗으려고 하면 이미 다시 입고 있다고요 잘 좀 보라니까요
(훌렁훌렁)
진짜네 / 옷 벗기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고요
몇 번까지 해봤어요 / 108번까지 벗어봤는데 그대로예요
젠장 잠깐 다른 데 보고 있어요 / 안 벗어진다니까요
(훌렁훌렁)
정말 벗을 수가 없잖아 / 그렇다니까요 이제 온수 좀 틀어주세요
그건 곤란해요 / 어째서죠
여기 제 티셔츠 라벨에 적힌 글씨 보이시죠 / 네
뜨거운 물에 담그지 말라고 하잖아요 / 적당히 뜨거우면 괜찮지 않을까요
적당히가 얼마죠 / 대충 50도 보다 낮으면 된다는 뜻이니까
온도를 정확히 맞춰야 될 텐데 / 그건 제가 할 수 있어요
어떻게요 / 제 몸이 온도에 꽤 민감하거든요 지금은 한 41도 정도예요
일단 그러면 온수를 틀 테니까 50도가 되기 전에 잠그라고 말해요 / 알겠어요
(끼릭끼릭)
몇 도예요 / 아직 41도예요
지금은요 / 지금은 41.1 정도...
지금은요 / 아이참 좀 기다리앗뜨거! 잠가요 잠가...
콸콸 물 쏟아지는 소리는 타일을 타고 타고 메아리처럼 처럼 퍼지고 퍼지고 출렁이는 빈자리 그는 돌연 52도 욕조에 홀로 남아 있었다
"뭐야 욘킴 이 사람 어디로 사라진 거야?"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