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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프논픽션-옥상에서
(ツ)_/¯
아끼는 사람과 함께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우리는 구조용 에어 매트리스 위로 떨어졌는데, 그 충격으로 그의 오른 발목이 우지끈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어떡해, 어떡해. 나는 119 구조대원들 앞에서 카메라가 8개 달린 아이폰 28 미니를 꺼내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행여라도 그가 두 번 다시 오른쪽 발을 딛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실신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러닝을 즐기는데, 어떡해, 어떡해. 참을 수 없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서 엉엉컹컹 눈물을 쏟았습니다.
모두 꿈이었습니다. 평생에 걸쳐 생생한 총천연색 꿈을 꾼다는 건 해방되지 못하는 저주에 걸린 것 과도 같습니다. 꿈에서 깬 나는 심난한 기분과 퀭한 눈으로 커피를 마시며 적당한 시간이 되었을 때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별일 없어? 그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별 일'은 없었고, 여전히 매일 10km씩 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 얼마 전 치과에서 끔찍한 신경치료에 시달렸으나 지금은 모두 끝났다면서 나에게도 강냉이 관리를 잘하라고 충고해 주었습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뭔 일 있어? 아냐 일은 무슨. 너는 별일 없어? 어, 나야 뭐 똑같지. 여기저기 뻘소리 하고. 나는 꿈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하, 사실 내 꿈에서 오빠가 오른 발목이 부러졌어.라는 말은 서로에게 발톱만큼도 도움 될 게 없으니까요. 나의 무의식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그의 현실 세계가 부러졌을까 염려하는 건 안부 전화 수준에서 그치기로 하였습니다.
점심으로 국밥을 생각 중이라는 그의 말에 족발도 고려해 보라는 대답을 끝으로 전화를 끊고, 나는 비로소 삼류 재난 영화를 상영하던 꿈의 극장 문을 닫아버릴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