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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잇각
오후 2시를 가리키는 짧은 바늘과 12시를 가리키는 긴 바늘. 두 바늘 사이에 벌어진 각도, 두 바늘의 사잇각. 사잇각은 좁아지거나 넓어진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서로를 추격하는 동안엔 좁아지고, 멀어지는 동안엔 넓어진다. 서로의 간격이 한없이 좁아지다 포개어지고, 다시 한없이 멀어지다 포개어지고.
돌이켜보면, 서로를 마주했던 날 우리가 느꼈던 강렬한 감정은 일종의 체결감이었다. 각자 어딘가로 뻗어나가던 두 개의 선이 비낄 각을 도저히 찾지 못해 사고처럼 얽혀버린 지점. 당신은 그걸 운명이라, 나는 우연이라 일컬었다.
그로부터 우리는 하나의 축에 묶인 두 개의 바늘처럼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같은 세계에 살며 같은 꿈을 꾸는 듯한 체험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잠시 동안, 하루 스물두 번의 포개지는 순간을 위해 살았던 거다, 우리는.
당신이었을까, 나였을까? 짧은 바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