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g-writing # 망실점 아, 다행이다. 잘 해결됐다니 다행이다. 그건 다행인 일이네. 그런 다행이 우리에겐 필요하죠. 참 다행인 문장이다. 정말 다행이었네요. 당신은 다행인 게 참 많은 사람이네요. 그렇다면 얼마나 두려운 게 많았던 걸까. 그런데 뭘 모르네. 두려운 건 사실 마음뿐인데. 있죠, 운명은 좋은 게 아니에요. 왜냐면 그건 숨이 막힐 것 같은 거거든요. 내가 생각했을 때, 좋은 건 우연뿐이에요. 그건 언제 어디서든 숨쉬듯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불쑥 일어나 모든 걸 흔들어 놓는 식으로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거죠. 그래서 나는 우연이 좋아요. 그러니 부디 더 자주, 우연히 길을 잃을 기회가 찾아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기, 저기로 가요. 나의 손가락 끝에 하나로 포개진 점이 있습니다. 평행한 우리가 계속해서 멀리, 멀리 달아나다 보면 어느덧 서로의 거리를 잃어버리고 한 점에서 함께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점. 망실점, 나는 그걸 현실을 잊는 점이라고도 부르고 싶습니다. 결국 우리는 세계를 은유로 이해할 뿐이에요. 무슨 말인지 알잖아요. 모든 게 보이는 그대로라면 우린 영원히 갇혀 있는 거예요. 번민으로 미쳐 버리고 말 거예요. 산을 떠올리면 풀냄새가 나요. 바다를 떠올리면 정말 숨이 차요. 그런 거예요. 그러니 잘못 본 게 아니에요. 잘못 읽은 게 아니에요. 자, 봐요. 저기, 우리의 세계가 서로 침잠하며 없어지는 점을 말이에요. 저기서는 아마도 시간이 다르게 흐를 거예요. 우리가 아는 계절도, 규칙도 전부 무력해질 거예요. 그러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가장 우리다운 방식으로 사라지는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해 봤어요. 과연 우리는 서로를 구할 수 있을까? 마음속에서 나는 당신의 눈동자 속으로 수도 없이 뛰어들었습니다. 위태롭지 않은 척, 잔잔하게 이는 수면을 발끝으로 와장창 깨어 버리면서요. 그런데 그때마다 당신은 내게 입을 맞췄습니다. 공기방울이 거품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속으로 끝없이 가라앉았습니다. 천 번의 다이빙, 만 번의 다이빙 모두, 우리는 결코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습니다. 서로 숨이 바닥나도록 쏟아낸 나머지, 결국 서로를 구하지 못했거든요. 내 말이 맞죠?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어디예요? 어디서 사라졌어요? 그날따라 세상이 어찌나 복잡하게 뒤엉켰던지, 아무도 사라진 그들을 찾아낼 수 없었대요. 그렇게 마음속에 오래도록 먹먹한 잔상만을 남겼다지요. %% DATAVIEW_PUBLISHER: start ```dataview TABLE without ID file.link AS "Next" FROM "blog/Write/연애편지" WHERE type = "blog-writing" AND file.ctime > this.file.ctime AND file.name != this.file.name SORT number ASC LIMIT 1 ``` %% | Next | | ------------------------------------------------- | | [[blog/Write/연애편지/📌Index-연애편지.md\|📌Index-연애편지]] | %% DATAVIEW_PUBLISHER: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