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g-reading #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cover|200](http://books.google.com/books/content?id=FuAtDwAAQBAJ&printsec=frontcover&img=1&zoom=1&edge=curl&source=gbs_api) ## yonkim's review (KR) 돌팔매질을 하며 매머드를 쫓던 인류가 현타를 느껴 돌멩이를 내려놓고, 땅에 곡식을 심으며 자연을 복종시키고야 말겠다는 원대한 작전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한결같은 시나리오, 역사책에서 한결같이 가리키는 인류 문명의 시작점입니다. 밀과 보리, 옥수수와 콩으로 출발한 인류의 작전 계획은 성공적으로 작동하여 분업을 촉진시켰으며, 잉여 생산물이 낳은 이득이 탐욕을, 탐욕이 계급을, 계급은 다시 이를 욕망하는 대중을 탄생시키는 동안 인간은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이 대륙에서 저 대륙으로, 나아가 이 행성에서 저 행성을 넘나들기에 이르렀습니다. 1만 2천여 년이란 거대한 시간의 흐름은 350페이지 남짓한 활자로 압축되어, 20세기의 끝자락 동양의 한 반도에서 탄생한 '나'라는 인간의 손아귀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0과 1로 치환되어 브런치라는 공간에 업로드됩니다. 지금 당신은 그것을 읽고 있습니다.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Alexander von Schönburg)는 독일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써,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참고링크: 저자의 블로그 - https://about.me/schoenburg 이 책은 '세계사' 라고 보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는 책입니다. 유럽인 저널리스트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사색해 본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를 시간의 나열이 아닌 중요한 전환이 일어났던 공간과 사건의 이동으로 조명합니다. 그 안에서 풍부한 인용과 통찰력 있는 문답을 통해 독자에게도 사색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역사책 특유의 지루함을 덜어내고 흥미를 더하는 특유의 서술 방식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한 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한 인상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각 챕터를 도시, 인물, 사상, 예술, 언어와 발명품과 같이 굵직한 화두로 나누어 전개합니다. 각 챕터 안에서는 주요 시대정신의 탄생을 조망하여 우리가 과거의 사건들로부터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하는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아마추어 역사가라고 말합니다. 그의 역사 서술 방식은 다양한 사실을 다루면서도 독자적인 관점을 내세우거나 특정한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세기의 영웅이나 악당을 대할 때도 숭배나 엄격한 객관적 판단 대신, 그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들춰내는 데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초기 기독교의 기틀을 닦은 사도 바울과 팔미라를 통치한 여성 지도자 제노비아를 영웅적 위인으로 꼽으면서도, 그들의 업적을 숭고한 대서사시로 찬양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사상적 확장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실용적인 지점에서 영웅이란 의미를 부여합니다. 한편, 아돌프 히틀러와 나폴레옹에 대해서는 본질적인 성향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두 인물을 동일 선상에서 과감하게 비교함으로써, 악당이란 요람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의해 길러지는 것임을 날카롭게 강조합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가 과거의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란 사후의 표식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시대정신에 따라 역사의 해석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으므로, 사건이 지닌 단편적인 의미에 매몰되기보다는, 훨씬 더 긴 안목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을 건냅니다. 역사적 인물을 다루는 제 4장의 제목이, '한없이 인간적인 인간들의 세계사'(부제목: '영웅에서 영점으로(From Hero to Zero)') 라는 점에서도 이러한 관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책의 원래 독일어 제목은 『Weltgeschichte to go』(곁에 두고 읽는 세계사 / 혹은 테이크아웃 세계사)입니다. 한국어판으로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이 된 이유는 아마도 저널리스트인 저자 특유의 담담하고 냉소적인 문체를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인상 깊었던 구절과 함께 책에 대한 리뷰를 마칩니다. ## yonkim's reveiw (EN) ## Quote > [!quote] > 역사에 대한 관심은 곧 우리 자신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가 역사를 고찰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 자신을 고찰하기 위해서다.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 Outgoing Links - [[blog/Read/추측과 논박 1,2(Conjectures and Refutations)]] - [[열린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memies)]] - [[리스크(Risk)]] ## Back Link - [[열린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mem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