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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더라인 아이스크림(Boderline Icecream)

> [!note] yonkim 2026-06-01T10:06:28:00+09:00
> 독립출판서적, Storagebooksandfilm에서 구매.
> 출판사 ['눈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https://smartstore.naver.com/nunmae/products/13234020470)에서도 구매 가능
## yonkim's review (KR)
어떤 소설은 사랑 이야기임에도 어찌할 수 없는 먹먹한 상실감을 주고, 어떤 소설은 악인을 단죄하는 와중에 나를 구원합니다. 감정선을 당기고 뒤흔드는 여정, 소설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요.
활자의 타격은 영구적인 상흔을 남깁니다. 그러기에 조심해서 책을 고르던 때도 있죠.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신중을 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 책이나 그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말입니다. 차라리, 감정선을 보란 듯이 마음껏 주무르는 소설들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죠. 서가를 서성이며 "제발 내 마음을 마음껏 짓밟고 흔들어달라"고 간청하게 된달까요.
그러다 문득, 좋아하는 독립서점([@storagebookandfilm](https://smartstore.naver.com/justorage/))에서 손을 뻗어 구매한 소설집, 『보더라인 아이스크림』. 읽으면서 마음 한 켠에 구멍이 났습니다. 오랜만에요. 막 무시무시하게 아프도록 큰 건 아니고,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로요. 하지만 숨을 쉴 때마다 공기가 드나드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반갑고 그리운 감각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소설은 나를 데리고 다양한 지점을 경유했습니다. 다른 타임존을 살게 된 마음, 이름을 부여하지 않은 관계, 아끼고 아끼다 녹아버린 무언가, 불타버린 기억, 포수 없는 투구. 너무 늦었거나, 너무 일렀거나, 끝내 마주치지 못하고 어긋나버린 이야기들을 경유하는 동안 나의 감정도 이렇다 할 서사적 봉우리에 안착하지 못하고 유령처럼 떠돌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이 주는 감정에는 슬픔이나 애달픔 같이 뚜렷하게 이름을 붙일 수가 없습니다. 어떤 문장, 어떤 문단에서 무언가 격발되었고 그것에 구멍이 뚫린 채로 마지막 장을 덮었는데, 무엇으로 메워야 할지 도통 모르겠는 상태가 되었다고 할까요. 이야기 속으로 투신하여 테라스에서, 공항에서, 해변과 산과 불타오르는 요한의 집과 비행기 안에 머물렀지만, 어느 순간 홀로 남겨진 채로 부유하는 자신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목적지에 도달하면 목적지는 소멸하는 여행과도 같았습니다. 아, 그래, 맞아요. 그런 기분으로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친한 친구 앵무새에게도 소설을 권했고, 그의 감상평은 이러했습니다: "어우 멍들 것 같아". 아, 그래, 맞아. 활자의 타격과 상흔. 나도 이런 기분으로 읽었죠.
2주 전 마친 『보더라인 아이스크림』을 (마침내) 마치며. ([@Thread](https://www.threads.com/@__yonkim__/post/DZ20zLwD5zn?xmt=AQG0sLuLXJ12tO1UiVRSVLu0bMousNO8-JjA7ycPvZ2w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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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음악을 따로 모아보았습니다. [spotify](https://open.spotify.com/playlist/0bWUHfXMu4AR7shLqlk2NB?si=kRTxEcqGTr-FoF8YjNZD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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