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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의 요정

> [!note] yonkim 2026-09-12T22:25:57:0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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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가 알라딘에 팔려다 말고 새로 사서 선물해준 책
## yonkim's review
교정 노동자의 수기. 출판 노동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쏟아진 내적 볼멘소리를 글로 옮겨둔 듯한 책. 시대의 지성을 대표하는 교수들에 대한 저주를 몹시 퍼붓는 것으로 보아, 저자의 주 업무는 대학 교보재 교정인듯 하다.
교정 업무에 대한 내용 말고도 네이버 일기 챌린지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갈아대는 네이버 일기 챌린지 참여 후기 같은 것도 담겨있다. 또, 독서모임에 대한 이야기도. 읽는 것이 지겨울 법한 직업으로 생각되는데, 저자는 의외로 독서모임을 나가고 있다. 그가 독서모임에서 읽은 몇 가지 문학 작품에 대한 짧은 단상+찬사에 가까운 호평 및 이건 그냥 비난이 아닌가 싶은 혹평도 몇 개 실려 있으며, 그 중 흥미가 가는 2가지 작품을 outgoing으로 빼 두었다. ([[먼 별]],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
싯팔과 같은 욕은 물론이요 싫어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론평가, 끼새수교와 같은 뒤집어지는 멸칭이 자주 등장하는 와중에 전체적으로 사고의 흐름이 사뭇 매력적이다. 인상적인 문장이 많아 페이지마다 표시를 해 가면서 읽는데 '싯팔' 위로 인덱스를 붙일 때마다 정체모를 저항이 일곤 했다.
저자의 그라데이션 분노를 지켜보는 일이 몹시 재미있었다. 다만 타인의 고통을 관조하면서 낄낄거리려니 가책 같은 것이 느껴져서 -로서와 -로써의 구분과 같이 교정공을 힘들게 하는 단골 오류들을 범하지 않도록 잘 숙지해두자고 다짐했다.
## 로서와 로써의 구분
- 개로써는 할 수 없는 일: 개를 통해서는(부려서는) 할 수 없는 일, 개를 데리고서는 할 수 없다는 뜻. 개로 무슨 일을 하려는 누군가가 있음.
- 개로서는 할 수 없는 일: 개 자신, 개라는 자격, 위치로는 '개'가 되어서는 할 수 없다는 뜻. 하고 못하고가 하여튼 개에게 달려있음
## 든과 던의 구분
- 쫄리면 뒈지시든가 (아니면 뒈지지 마시고=혀가 왜 이렇게 기냐는 뜻)
- 쫄리면 뒈지시던가? (전부터 쫄리면 뒈지는 스타일 인지 묻는 경우?)
## 띄어쓰기
- '방 안'이라 쓰면 방의 안을 뜻하고 '방안'이라 쓰면 방법이나 계획을 뜻한다
- '다음날'이라 쓰면 언젠가를 뜻하고 '다음 날' 이라 쓰면 대체로 내일을 뜻한다.
- '함께하자'고 쓰면 뜻/행동/생활/고락 따위를 함께하자는 뜻이고 '함께 하자'고 쓰면 함께 [뭔가를] 하자는 뜻이다.
- '띄어 쓰라'는 것은 공백을 넣어 쓰라는 것이고 '띄어쓰기하라'는 것은 이 지랄 같은 띄어쓰기를 따르라는 뜻이다...
## Quote
> [!quote]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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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적힌 패널을 걸치고, 원래부터 자신의 목소리였던 것만 같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건전지가 도대체 언제 다할 것인지, 이미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 어째서 라디오가 꺼지지 않는지 불안해하면서.
>[!quote]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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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계에 맞게 언어를 변화시킬 수도 있고, 언어에 맞게 세계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세계가 변하는 것을 따라 언어를 고쳐 쓰거나, 세계와 무관한 어딘가에 언어를 저장해 놓을 수도 있다. 요즘은 어떠하며 우리는 어쩔 것인가? 언어는 본래 흔들리는 것이다.
>[!quote]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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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말이 서로 통할 수 있도록, 또한 책의 바깥과 안의 말이 서로 통할 수 있도록, 정해진 규범을 따르거나 규범을 정해 고치는 것이 우리 교정공의 일이다.
>[!quote] **p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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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관련 학과에 의한 공급의 초과를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습작생 대상 장사라는 허튼 산업이 만들어졌다는 문제, 실제의 운동과 유리된 채 도덕적 타락으로 예술적 갱신을 대신해 버린 문학, 거기서 이어진 언어도단의 권력 양태
>
>힘이란 어쩌면 약속과 지향을 공유하는, 요즘 같은 시기엔 '서로를 용납할 수 있는'이라고나 할, 네트워크 자체일 것이다.
>[!quote]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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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우리는 어디에서 문학을 할 것이고 어디에서 정치를 할 것인지를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것은 문학적 색채를 띠지 않을 수 없다. 멀리 가면 갈수록 모든 문학에 나름의 정치적 측면이 떠오르는 것처럼.
>[!quote]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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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쓰란 적도 없고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쓰길 기다리는 이 없으며 읽는 이를 위한 것 아니며 쓰는 나조차도 괴로울 따름인 것을? 삶에 괴롬이 부족한가? 보통 아무것도 안 쓸 때 이런 소리를 하게 된다.
>[!quote]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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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괴물이 여기에 있다. 늪괴물을 뒤덮고 있는 녹갈색 수초들을 아무리 헤집어 봐도 그 속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뒤덮고 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늪괴물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늪괴물은 바깥에서부터 구성되고 있다. 안에서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부터 어떤 힘에 의해 밀어 넣어지고 있다. 늪괴물 모양의 공백을 향해서다. 늪괴물을 함부로 헤집다가는 늪괴물이 되고 말 것이다.
>[!quote]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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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간을 수발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이제 세계 앞에서 뛰어내려라 종용받고 있다.
>[!quote]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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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대적 배금주의와 그것의 필연적인 악덕들로부터, 나눗셈과 오래된 자기 자신을 배울 것이다. 거울로 나를 둘로 나누듯, 그 일은 어렵지 않다. 전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
>[!quote]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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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포기한 채, 모든 것을 모든 것에 맡기고, 정신의 식물 상태에 들어가 아기자기한 돌맹이나 그 비슷한 것들을 만지면서 평안해지고 싶은 것이다. 화를 내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무엇이 옳은지 틀린지 그런 것을 생각하느라 애먹지 않고······. 다른 사람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고······.아무 기대를 걸지 않고
## Outgoing Links
- [[먼 별]]
-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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