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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머리맡의노트
- creation date: 2024-11-09
- author: yonkim
# 침대 머리맡의 노트-1p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전혀 대비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이렇게 살 줄 몰랐다. 이렇게 사는 나에게 그냥저냥 적응할 줄도 몰랐고, 여전히 며칠에 한 번 꼴로 도저히 이렇게 살수는 없다며 몸부림 칠 기운이 남아 있을 줄도 몰랐다. 지금껏 많은 선택을 했고,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며 살았다. 어떤 시점에 무언갈 선택하고, 다음 시점이 올 때 까지 선택의 결과를 견디는 걸 계속 되풀이 하는게 삶의 전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애쓰지 말라는 조언은 그걸 알고 말해준 것일까?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고, 언젠가부터 머뭇거리는 내가 느껴진다. 그냥저냥 버텨지리란 느긋한 사고에 기대다가도 한 번씩 기우는 순간에 그간의 삶이 통째로 잡아먹힌다. 꿈 많던 내가, 호기심 많던 내가 지금의 무너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해냈느냐고 묻는다. 고개를 젓는다. 평온해 졌는지 묻는다. 고개를 푹 숙인다. 오늘만을 고대하던 지난 날 나의 바램들이 애써 실망한 표정을 감추며 조용히 저문다. 나에게 빚진 많은 시간을 결국 돌려주지 못한 채, 오늘의 나는 자꾸만 빈손으로 돌아온다. 약속의 날들은 점점 멀어지고,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내가 또 한 발 한 발 위태롭게 미래를 밀고 나간다. 어제의 나에겐 하다못해 메로나라도 사다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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