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rev ┈┈┈┈┈┈┈┈┈┈ | ┈┈┈┈┈┈┈┈┈┈ Next ❯❯ | |:----------------|----------------:| | [[침대 머리맡의 노트-12p]] | | #침대머리맡의노트 - creation date: 2025-02-22 - author: yonkim # 침대 머리맡의 노트-13p 오늘도 별 일 없었어? 별 일 없었어. 갈 수록 별 일 없는 평온한 날은 드물고, 별 일 있었다 한들 뭐가 달라지는가 싶어 말을 삼키는 날들이 많아지나보다. 별 일 다 겪은 하루를 마치고 서로 실없는 소리만 이어가던 어떤 대화가 생각난다. 요즘 유행하는 밈, 조신한 이미지였던 여배우의 발칙한 스캔들, 오늘 먹은 것과 내일 먹을 것에 대한 말들. 의식의 흐름따라 불쑥 던져진 말들과 별 고민 없이 반응하던 시간. 곧바로 곱씹어봐도 무슨 맥락이 오고 갔는지 모르겠는 이상한 대화는 얘깃거리가 떨어질 때가 되면 그대로 흐지부지 끝이 나곤 했다. 때론 그런 대화가 지난했던 하루 일을 잊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안중에도 없던 말들을 꺼내고 듣고자 애써보지만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만 되새긴다. 대화가 별 힘이 없으니, 그냥 잊기로 한다. 하루를 다시 들쑤시지 말고 덮자고 생각하면 차라리 편안해 지는 마음.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며 서글퍼하던 표정을 떠올리면 마음이 저리지만, 위로해줄 말들이 남아있지 않은 궁핍한 마음 살림에 그마저도 조용히 삼킨다. --- - [[Index-Writings|Return to list]] | ❮❮ Prev ┈┈┈┈┈┈┈┈┈┈ | ┈┈┈┈┈┈┈┈┈┈ Next ❯❯ | |:----------------|----------------:| | [[침대 머리맡의 노트-12p]] | |